데커드 케인
| 마법을 쓰는 자라면 누구나 아리앗 산을 알고 있지만, 그 진면목을 아는 자는 별로 없지. 그 곳은 깊이를 헤아리기 힘든 마력의 구심점이라네. 파괴의 군주가 그걸 노리고 산 정상으로 오고 있다니 불길하군. 바알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 온 세계가 위험해질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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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용사들은 세상에 포악한 전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대단한 연민도 지니고 있다네... 이들은 부단히 단련하며, 전설에서 세상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 전해지는 전투에 대비해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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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갈등의 중심에 영혼석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일세. 어리석은 마리우스가 일을 그르치지만 않았어도, 바알은 아직 탈 라샤 안에 갇혀 있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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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 작용하는 힘을 이해하려 수십 년을 연구했다네. 한데, 작금의 상황을 마주하니 내 지식이 얼마나 얕은지 잘 알겠군. 할 수 있는 한 돕겠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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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야! 여성의 힘을 잘 보여주는 본보기지... 안야를 보면 젊은 시절 만난 자카룸 여사제들이 생각난다네... 알겠지만, 그들은 순결의 맹세를 하지 않지. 노친네 더럽게 밝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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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티리엘이 예로부터 아리앗의 수호자들을 굽어 살폈다네. 바알과 티리엘이 겨우 몇몇 영혼을 두고 싸우는 것일 리는 없네. 태초로부터 이어진 분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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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가스의 장로 의회는 이제 없지만, 그 뒤를 이을 유능하고 젊은 지도자가 많이 있네. 이들이 이 재앙에서 살아남기만 한다면, 안야가 그 용기와 지혜로 모두를 이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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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종자들을 덩치만으로 판단해선 안 되네. 몸집이 인간의 반에 불과한 악마도 손짓만으로 죽일 수 있고, 지옥 야수들은 앞길을 막는 자를 짓밟아 버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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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드림과 함께 지낼 때, 우린 아리앗 산의 본질에 대해 논쟁하곤 했다네. 야만용사 부족들이 산을 신성시하고 열성적으로 지킨다는 건 우리도 알고 있었네. 하지만, 그 열성이 단순한 미신과 외지인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성이 만난 결과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았지. 아리앗을 오른 호라드림들은 소식이 끊겼다네. 하지만 그들이 야만용사의 손에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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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실력 있는 대장장이가 있어 다행일세. 라르주크의 작품은 자네 실력을 보완해 줄걸세. 호라드림에게도 환영받았을 인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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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
| 라르주크는 선하지만 때때로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네. 전에는 질 좋은 양가죽 스무 개를 달라고 했지. 거기에 뜨거운 공기를 채우면 구름처럼 전장 위를 날아 바알의 군단을 엿볼 수 있을 거라더군. 공성 때문에 미친 게 아닐까 싶네.아아...... 공돌이 라르주크는 시대를 너무 앞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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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 바알의 하수인들 손에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건 들었겠지. 살아남은 마지막 아이였건만... 내가 치유사로서 받아들인 연민의 서약은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것일세. 놈들을 모조리 없애주게, 전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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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가 대피처라 여겼던 얼음 동굴도 어둠의 무리를 막아주지는 못한다네. 그 곳에는 심장을 꽁꽁 얼린 후 집어삼키는 괴물들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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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들판이 우리 피로 얼룩지지 않은 눈으로 뒤덮이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네. 조만간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지. 영원히 오지 않거나. 아, 또 셋길로 빠졌군. 도울 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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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우리 전사들의 정신을 현혹하고 있네. 산에서 살아 돌아온 자들이 하늘을 나는 천사들을 봤다고 하더군. 하늘을 난다고 해서 반드시 천사라고는 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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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의 금화는 큰 도움이 된다네. 우리 부상자들을 치료할 의약품은 귀하고 비싸네. 공급자를 용케 찾더라도, 아주 큰 값을 치러야만 살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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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선 아무리 망자 앞이라도 등을 돌려선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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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여, 조심하게. 내가 경험 많은 치유사라 해도, 부활은 능력 밖의 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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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기는 악마의 육체에 강철을 덧대어 만든 지옥의 기계라네. 조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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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는 뛰어난 지도자지만 상실의 슬픔에 짓눌려 있네. 그가 퉁명스러운 건 전사의 가치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지. 자네도 능력을 증명해 보여야 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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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를 빼면 다른 주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네. 대학살이 다가온다는 걸... 강하고 용맹한 영웅조차 절뚝거리며 돌아와 도움을 청하지. 나는 최선을 다해 치유하고 붕대를 감아주면서, 다른 이들이 미래에 대비할 수 있게 돕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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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주크
| 니흘라탁의 절망에는 전염성이 있지. 장로라는 지위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있고... 그 작자는 없는 편이 나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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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군대가 우리 탑과 방벽을 역이용하고 있네. 악마들이 방어 시설을 타고 오르기 전에, 들판에서 해치우는 편이 현명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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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서 멀쩡히 모루를 두드리는 동안, 친구들은 성벽 밖에서 싸우다가 매일 하나씩 죽어나가고 있네. 무기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않다면, 나도 밖에 나가서 싸울텐데 말이야. 하... 행운을 빌겠네, 전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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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의 영혼이 아리앗 산 정상을 지키고 있다고 하네. 우리 민족이 산 정상에 오르는 건 금지되어 있지만... 외지의 나그네들은 산을 오르려 시도했지. 돌아온 자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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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두게. 자네가 낸 금화가 모두 내 주머니로 들어가진 않네. 대부분은 무기와 갑옷에 필요한 금속 재료를 사는 데 쓰지. 나머지는 최소한만 남기고 말라와 콸케크에게 보내 물자를 사게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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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도 울부짖는 소리에 밤잠을 설쳤나? 동물의 울음소리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아는 어떤 동물도 그런 소리를 내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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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기념할 땐 마을에 활기가 넘치지. 우리 야만용사들은 어릴 때부터 전사가 되기 위해 고되게 훈련하고, 즐길 때도 열정적으로 즐기지. 혹시 거래할 술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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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에게 포위를 무너뜨릴 방법을 제안했건만, 귓등으로도 안 듣더군... 내게 전투의 상흔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내 머리가 비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네. 그냥 콸케크가 자네보다 무식해서 그런 것이니 이해하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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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
| 말라의 아들이 죽은 건 크나큰 비극이었네. 이 마을 최고의 궁수였으니. 그는 바알의 병력을 상대로 공격을 성공리에 이끌다가, 악마의 창에 꿰뚫리고 말았네. 그 상처는 그야말로... 하아, 말라조차 차라리 빠른 죽음이 축복이었다고 할 정도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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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의 군대는 무수히 많아 보이지만, 지휘관을 죽이면 전력이 상당히 감소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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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전사의 다수가 바알의 공성 기계에 당했지. 사거리가 엄청나거든. 하지만 빠르게 거리를 좁히기만 하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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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싸워본 어떤 전투와도 다르네. 우리가 식량과 물을 배급할 동안, 악마군은 망자의 육체와 피로 밤마다 포식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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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최고의 정찰병들로 구성된 부대가 공중에 나타난 악마들에게 기습을 당했네. 생존자들은 멀리 기이한 생물이 떠 있었다고도 했지. 그걸 제거하면, 기습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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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주크는 뛰어난 대장장이이지만, 항상 이상한 발상을 한다네. 엊그제는 공성을 막을 계획이 있다며 찾아왔네. 커다란 관에 화약과 강철 구슬을 가득 채워서는... 뭐, 이런 이상한 발상을 한다니까...아아 라르주크, 그는 너무 시대를 앞서간 공돌이였어, 화포를 무시하다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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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에는 장로들이 현명히 이끌었지만, 이젠 우리 주민들의 생존이 내 손에 달려있군. 병사들과 나는 목숨을 걸고 싸우겠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네. 전에는 그 누구도 우리 방어를 뚫고 신성한 산을 공격할 수 없으리라 믿었지만, 이젠 큰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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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흘라탁
| 장로 의회는 셋이 도래하는 날에 준비가 되어있다고 믿었다. 역시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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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는 쓸모없다. 바알의 군단이 인간처럼 싸울 거라 예상하고 전사들을 사지로 내몰았지. 당연히 잘못된 예상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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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비난받아 왔다. 동료 장로들이 죽은 후에는 더 그랬고. 그 모든 일을 통해 배운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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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야의 아버지는 내게도 좋은 친구였지. 애도할 일이 너무 많으니, 내줄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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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나는 우리 전사들을 어린 시절부터 봐왔다. 말라가 그들의 부러진 뼈를 맞춰주고, 열이 날 때 가루약도 주었지. 한데, 이제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채 돌아오는군... 이젠 지쳤다. 그만 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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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어리석은 실수 덕에, 악마들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하지만 실수를 바로잡을 방법을 찾은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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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될 게 아니라면 갈 길이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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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야
| 제 아버지, 오스트는 바알의 군단을 상대하려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단 걸 꿰뚫어 본, 현명한 장로셨죠. 아버지는 이 분쟁이 온 세상에까지 영향을 주리라 생각하셨죠. 생존에 식량과 물이 필요하듯, 세상이 살아남으려면 아리앗 산이 필요하다고도 하셨고요. 저는 그 말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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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장로들에게서 아리앗 산과 그 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야만용사들이 산의 수호자가 된 이야기를 들었어요. 바알은 우리 땅만 빼앗는 게 아니에요. 산에 한 발자국 다가올 때마다, 우리 정체성을 빼앗아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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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흘라탁은 산을 지키는 임무를 맡았던 장로 중 유일한 생존자였어요. 혼자 우리를 이끌고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를 벗어나려 했지만. 그도 우리만큼이나 무력했죠. 배신을 용서할 순 없지만, 교훈을 얻을 순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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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와 주셔서 정말 기쁘답니다. 진작 인근 왕국들에 도움을 청했다면, 상황이 달라졌겠지요. 그 어리석은 긍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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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주크가 대장 일의 반만큼이라도 노래나 춤에 능했다면, 진작 혼인했을 거에요. 저 어깨 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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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외지인들은 우리 선조, 고대인에 관한 이야기가 설화일 뿐이라 믿더군요. 하지만 전 고대인이 인간을 초월한 존재였다고 믿어요. 현재 인류는 과거 인류에서 격하된 거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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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의 하수인을 얕잡아 봐선 안 됩니다. 피에 굶주려 사력을 다해 당신을 죽이려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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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족은 아리앗 산을 지키는 고대인들에게 바알을 막을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불행히도 파괴의 군주는 그런 믿음을 무너뜨릴만한 힘을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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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들이 돌아가신 지금, 누가 우리를 이끌어 이 암흑기를 해쳐 나아갈지 모르겠어요. 제가 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했지만, 홀로 지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에요. 우리는 강인한 민족입니다. 그러니 우선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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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케크의 자신감은 한 때 오만에 가까웠지만, 공성이 막 시작되자 바알에게 큰 낭패를 당했죠. 그의 활약 덕에 궤멸은 면했지만, 우리 병사의 3할을 잃고 말았어요.[6] 레거시 한국어판에서는 '우리는 세 번째 전사를 잃었어요.'라는 해괴한 오역을 했다. 그 누구보다도 상심이 클 테죠. 스스로 인정하진 않겠지만, 당신은 그에게 희망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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